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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 사진가 전제훈

2017 작가 갤러리

by 철암탄광역사촌 2017. 6. 30.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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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훈 全濟薰 joun Je Hun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 졸

) 경동탄광근무

) 한국사진작가협회 태백지부 사무국장

 

2017 강원레지던스 흐르는 땅 태백 참여

2017 더 높이 날아展, 철암탄광역사촌 아트하우스

2016 개인전 The Starry Night & Milky Way, 태백문화예술회관




작가노트 - 암흑 속에서 찾은 빛


광부 사진작가 전제훈

 


빛 한 가닥도 없는 깊은 막장 안에서의 작업은 육체적 고통은 말 할 것도 없을뿐더러 정신적 중압감은 나를 비롯한 모든 광부들을 끝 그 너머로 밀어 부친다. 화이바 앞에 달린 램프 빛 하나에 내가 갈 길을 의지하고 갱도 입구에서부터 암흑으로 가득 찬 검은 석탄 굴을 들어가면 이제부터 나를 구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위기 상황에 나마저도 내 자신을 구할 수 없다는 두려움에 내 머릿속도 깊은 막장이나 다름 없다.

 

채광 작업을 마치고 휴게실에만 나와도 내 안을 가득 채웠던 암흑의 두려움이 탄식과 함께 빠져나간다. 안도의 탄식인지, 고된 노동 끝의 탄식인지, 여기저기서 휴 휴 소리가 들린다. 1초 앞도 보이지 않지만 작은 전구 불 빛 하나에 암흑의 두려움이 빠져나가고 안정의 평화가 밀려 들어오는 그런 곳이다. 이런 곳에서 예술이란 존재할 수 없었다. 당장 0.1초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이곳에서 예술은 사치란 말 자체도 성립되지 않는다. 막장 안에서는 시간과 공간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암흑만이 존재한다.

 

하지만 나는 그 암흑 속에서 빛을 보았다. 찰나를 찾았다. 그리고 깊은 막장의 암흑 속으로 예술을 초대했다. 내 사진은 깊은 암흑 속에서 태어난 빛이다. 시대의 발전에 밀려 죽어가는 탄광의 처음이자 마지막 예술이다. 이 곳에서 빛을 예술로 만들기 위해서는 찰나의 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진 기술적으로도, 막장 내 삶에서도 숙성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른 새벽에 태백산 천제단에 올라 은하수를 찍는다. 시간과 공간이 모두 암흑에 덮인 곳에서 예술을 탄생시키기 위해 사진기도 나도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막장 안에는 오직 암흑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열과 분진으로 온 몸이 땀과 분진으로 범벅이 되지만 나는 행복하다. 내가 탄생시킨 예술이 밝은 곳에서 더 밝게 빛이 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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